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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의 우려?…이제는 현실

스테이플스센터를 가득 메운 팬들은 불안감과 초조함에 어쩔줄 몰라했다. 1차전서 4쿼터에 방심해 고개를 숙였던 레이커스로선 절대 놓칠 수 없는 2차전이었음에도 시작부터 불안했다. 1쿼터서 20-26 전반까지 스코어도 49-51이었다. 3쿼터 들어서도 레이커스가 고작 13점만 올리자 팬들도 더 이상 답답함을 못참고 야유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선수는 잇달아 실수 플레이와 슛미스를 쏟아낸 파우 가솔(13점 10리바운드). LA 레이커스가 댈러스 매버릭스와 4일 홈에서 가진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7전4선승제) 2차전에서 81-93으로 참패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23점 앤드루 바이넘은 18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시리즈 2연패. 2차전까지 내주고 댈러스 원정 2경기서 모두 승리를 따내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어 백투백 챔피언인 레이커스가 왕관을 지킬 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해졌다. 평소 의자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기로 유명한 LA 팬들이지만 이날 경기선 종료 7분 전부터 일제히 일어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레이커스의 참혹한 플레이를 지켜봤다. 댈러스의 공격은 인정사정 없었다. 종료 2분51초 전에는 더크 노비츠키(24점)가 가솔에게 3점 플레이를 얻어내면서 73-87로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레이커스는 3점슛 20개를 던져 2개만 들어갔고 자유투도 20개 중 11개만 통과시키는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한편 시카고 불스는 홈에서 가진 애틀랜타 혹스와의 2차전에서 이날 MVP 트로피를 수여받은 데릭 로즈(25점 10어시스트 )가 27개 슛 중 17개가 불발되고 턴오버도 무려 8개를 쏟아냈으나 조아킴 노아(19점 14리바운드)와 루올 뎅(14점 12리바운드)이 더블-더블을 올린데 힘입어 86-73으로 완승 승부를 원점(1승1패)으로 돌렸다. 불스는 리바운드에서 58-39로 압도했다. 스테이플스센터=원용석 기자

2011-05-04

레이커스 21일 우승 퍼레이드…스테이플스센터에서 USC까지

LA 레이커스가 우승 퍼레이드를 펼친다. 17일 NBA 파이널 7차전에서 보스턴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팀 2연패와 통산 16번째 우승이란 금자탑을 세운 레이커스는 21일 LA 다운타운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기로 했다. 이번 행사에는 50만에서 200만 명의 사람들이 스테이플센터에서 USC 캠퍼스까지 이어지는 인간 띠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레이커스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퍼레이드 규모는 지난 해에 비해 축소 진행할 것이라고 존 블락 레이커스 팀 대변인이 18일 밝혔다. 퍼레이드 동안 2층 오픈 버스에 탑승한 코치진과 선수단 구단주 치어리더가 시민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퍼레이드는 스테이플센터에서 시작해 LA 메모리얼 콜로시움까지 진행됐다. 한편 LA소방국에 따르면 7차전이 끝난 뒤 3시간동안 스테이플 센터 주변에서 화재와 인명피해 관련 신고가 총 37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LAPD측은 난동을 부린 팬 4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LAPD 클레온 요셉 국장은 퍼레이드 일정에 대한 세부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퍼레이드 때는 1700여 명의 경관이 9만5000명의 군중들 사이에 투입돼 질서 유지와 범행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퍼레이드는 폭행 마약소지 방화 등 폭력적인 형태로 운행된 점이 없지 않아 당국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상배 인턴기자

2010-06-18

NBA 파이널 이모저모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 본 론 아테스트는 "어렸을 때 험악했던 우리 동네에 함께 살았던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 브롱스에서 10대 시절 라마 오덤 엘튼 브랜드(필라델피아 76ers)와 함께 길거리 농구로 실력을 다졌던 아테스트는 "의사에게 고맙다. 특히 정신과 의사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녀는 내가 진정할 수 있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2004년 디트로이트 팬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아테스트는 이후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기 위해 꾸준히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게으르고 열정이 부족하기로 악명높은 LA팬들이지만 이날 열린 파이널 7차전에선 1쿼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서서 레이커스를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이 다수 보여 눈길을 끌었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사상 첫 파이널 7차전에서 이들 뿐 아니라 레이커스 멤버들도 코트 안에서 뛰지 않을 때는 벤치에서 서서 팀 동료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레이커스가 우승은 했지만 1953-1954시즌부터 적용된 샷클락 시대 이후 파이널 시리즈 사상 최악의 슛성공률을 기록했다. 레이커스는 7차전서 32.5%의 슛 성공률로 종전 최악이었던 2003년 뉴저지 네츠의 35.9%보다 저조했다.

2010-06-17

레이커스 통산 16번째 우승…코비 파이널 MVP 2연패

코비 브라이언트가 해냈다. 레이커스가 해냈다. LA 레이커스가 가장 극적인 무대에서 가장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6번째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레이커스가 17일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NBA 파이널(7전4선승제) 최종 7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사투 끝에 83-79로 제압하며 시리즈 4승3패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2년 전 보스턴전 파이널 참패도 설욕했다. 코비는 생애 5번째 우승반지를 끼며 매직 잔슨의 5회 우승과 동률을 이뤘고 마이클 조던의 6회 우승에 한 걸음 바짝 다가섰다. 2년 연속 빌 러셀 NBA 파이널 MVP를 수상한 코비는 "내 생애 가장 힘든 우승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값진 우승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레이커스가 파이널 무대 7차전 승부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 또 이번 우승으로 보스턴의 최다우승 기록인 17회 우승에 1승 앞으로 따라 붙었다. 코비는 팬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달려보자"라며 생애 두 번째 '스리피트(3회 연속 우승)'에 곧바로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비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레이커스의 스리피트를 완성한 바 있다. 아울러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은 최다 우승 횟수를 11회로 늘렸다. 뉴욕 닉스 선수시절까지 포함하면 총 13회 우승. 레이커스 멤버들은 락그룹 퀸의 'We are the Champions'가 장내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래리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공방전의 연속이었다. 쉬운 득점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레이커스는 야투 성공률이 32.5%에 그쳤으나 리바운드 53개로 제공권을 장악한 게 승리에 주효했다. 코비는 24개 슛 중 6개만 림을 통과했지만 자유투 15개 가운데 11개를 명중시키며 23점을 올렸다. 특히 6차전에 이어 이날도 리바운드에서 승부가 갈릴 것을 간파한 그는 박스아웃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리바운드를 무려 15개나 걷어 올렸다. 오로지 우승을 위해 휴스턴에서 레이커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던 론 아테스트도 결정적인 무대에서 빛났다. 20득점 5리바운드에 스틸 5개를 뽑아내며 공수에서 사력을 다했다. 파우 가솔은 19득점 18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락슛로 우승에 기여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종료 막바지 사샤 부야치치가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83-79로 승부를 가른 뒤 경기 클락이 '0'을 가르키자 장내는 순간 우레와 같은 함성에 뒤덮이며 노란물결로 요동쳤다. 보스턴은 폴 피어스가 18점 10리바운드 케빈 가넷이 17점 라잔 론도가 14점 10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분전하며 2년 만의 우승 탈환에 나섰으나 레이커스의 왕좌를 뺏는 데 실패했다. 스테이플스센터=원용석

2010-06-17

'둘 중 하나는 깨진다' 레이커스-셀틱스, 오늘(17일) 운명의 7차전

이제 운명의 7차전이다. NBA '전통의 명가'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가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17일 벌어질 NBA 파이널 7차전 한 경기에 한 시즌이 걸려있는 셈이다. 과연 레이커스가 16번째 우승 배너를 장내에 걸게될지 아니면 셀틱스가 사상 최다 우승을 18번으로 늘릴 지 농구팬들의 시선이 스테이플스센터에 쏠려있다. 지난 27년 동안 NBA 파이널이 7차전 승부까지 간 적은 3번 밖에 없다. 때문에 스포츠 관계자들은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게임이 벌어질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비록 시리즈가 3승3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레이커스가 다소 유리한 입장. 보스턴 센터 켄드릭 퍼킨스가 다리 부상으로 인해 출장하지 못했다는 낭보(?)를 전해들었다. 그에 반해 무릎 부상 중인 레이커스 센터 앤드루 바이넘은 7차전 출전을 무조건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넘은 "무릎에 여전히 통증을 느끼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레이커스는 7차전인 만큼 총공세를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보스턴이 워낙 뒷심이 강한 팀이라 코비 브라이언트를 비롯해 파우 가솔로 이어지는 '원투펀치'가 풀가동해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벤치멤버들이 6차전 때처럼 보스턴의 벤치를 앞서야 우승에 근접할 수 있다. 디펜스가 보스턴 최고의 멤버로 떠오른 라잔 론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을 지도 관건이다. 6차전에서 레이커스가 대승을 거둔 주 요인 중 하나는 론도 묶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파이널에서 7차전 승부를 두 번 경험했던 레이커스의 '전설' 매직 잔슨은 "파이널 7차전에서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졌다. 분명한 건 선수들이 모두 아드레날린이 넘칠 것이다. 바로 7차전 아닌가. 누가 더 챔프자리를 원하느냐에 따라 챔피언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용석 기자

2010-06-16

레이커스 '분노의 강펀치'…셀틱스에 89-67, 7차전서 '자웅'

화가 단단히 났던 모양이다. LA 레이커스가 분노의 카운터펀치를 날리며 승부를 최종 7차전으로 끌고가는 데 성공했다. 파이널 7차전 승부는 2005년 이후 처음이다. 15일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NBA 파이널(7전4선승제) 6차전에서 레이커스가 보스턴 셀틱스를 89-67로 대파 시리즈 3승3패로 균형을 이뤘다. 보스턴과 원정 3연전에서 1승2패로 뒤졌던 레이커스는 특히 5차전에서 참패를 면치 못해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은 "멤버들이 홈에 돌아온 뒤 컨디션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면서 이례적으로 승리를 자신했다. 안방에 돌아온 레이커스는 1쿼터부터 보스턴을 압도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블랙맘바' 코비 브라이언트는 26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로 공수에서 특급활약을 펼쳤고 파우 가솔이 17득점 13리바운드에 어시스트도 9개를 곁들이는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쳐 완승을 책임졌다. 그동안 극심한 슛난조에 허덕여 언론과 팬의 뭇매를 맞았던 론 아테스트도 슛터치를 찾으며 15점으로 거들었다. 이제 2009-10시즌 NBA 챔피언은 17일 가려지게 됐다. 레이커스는 1쿼터 코비의 슛이 속사포처럼 터져나온 데다 아테스트가 3점포 2개를 작렬시키는 등 28-18로 크게 앞서며 보스턴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2쿼터는 보스턴을 13점으로 틀어막고 전반 리드를 51-31로 벌렸다. 사실상의 넉다운 펀치였다. 레이커스는 보드경쟁에서 52-39로 앞섰고 셀틱스의 야투 성공률도 33.3%로 틀어막았다. 무엇보다 보스턴 공격의 '핵'인 라잔 론도를 틀어막은 게 결정적이었다. 론도는 10점 6어시스트에 그쳤다. 더욱이 켄드릭 퍼킨스가 경기 중 다리 부상을 입어 7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원용석 기자

2010-06-15

'기사회생이냐 굴욕이냐' 레이커스, 15일 보스턴과 파이널 6차전

"별로 이길 자신이 없다."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31)가 보스턴 셀틱스와의 NBA 파이널 5차전 패배 직후 기자회견장에서 내뱉은 말이다. 물론 농담이다. 시리즈 2승3패 위기에 몰려있지만 '블랙맘바' 코비의 성격상 시리즈를 포기했을 리 만무하다. 6차전은 15일 홈에서 치르고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도 일찌감치 레이커스의 7점 차 우세를 점쳤다. 7차전 역시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절망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시리즈에서 패한다면 그의 명성에 흠집이 나는 것만은 분명하다. 라이벌인 셀틱스를 상대로 파이널에서 두 번이나 고개를 숙이게 돼 마이클 조던은 커녕 매직 잔슨의 위치에도 미치지 못한 선수로 각인될 것이다. 잔슨은 1985년과 1987년에 보스턴을 두 차례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덕분에 그는 팬들에게 여전히 '가장 위대한 레이커'로 기억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라이벌인 보스턴을 제압한 공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타격을 받는 것은 필 잭슨 감독도 마찬가지다. 시카고 불스에서 6회 우승 레이커스에서 4회 우승을 차지하며 NBA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잭슨이지만 '보스턴 셀틱스에 만은 고개를 숙였다'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을 것이다. 물론 조던의 팀 동료들이 현 레이커스 멤버들보다 뛰어났다는 등의 반론도 충분히 나올 수 있으나 결국 사람들은 기록만 기억한다. 반면 보스턴은 프랜차이즈 우승을 18회로 늘릴 뿐 아니라 잭슨과 코비가 유일하게 넘어서지 못한 팀이라는 영광스런 자리에 오르게 된다. 보스턴은 이번 파이널에서 경기마다 '빅4'와 함께 글렌 데이비스 네이트 로빈슨 등 벤치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데 반해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 파우 가솔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데릭 피셔가 3차전에서 깜짝 승리의 주인공이 됐지만 피셔는 이후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 '식스맨' 라마 오덤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5경기 동안 3경기서 한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750만 달러 연봉을 받는 선수로선 터무니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디펜스에서도 선수들의 협력수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비맨' 론 아테스트조차 5차전에서 매치업 상대인 폴 피어스에게 완전히 뚫리고 말았다. 과연 레이커스가 이대로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지 아님 회심의 카운터펀치를 날려 NBA 역사상 가장 극적인 파이널 시리즈를 연출할 지 주목된다. 원용석 기자

2010-06-14

보스턴, 레이커스에 96-89…파이널 2승2패 '원점'

일진일퇴다. 레이커스가 달아나면 셀틱스가 끈질기게 따라 붙는다.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NBA 파이널시리즈가 2승2패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셀틱스는 10일 TD가든에서 열린 파이널 4차전에서 글렌 데이비스(18점 5리바운드) 네이트 로빈슨(12점) 등 벤치멤버들의 맹활약 덕에 레이커스를 96-89로 따돌렸다. 1985년 파이널 포맷이 '2-3-2'로 정해진 후 시리즈 전적 1승1패에서 3차전 승리 팀이 100% 챔피언(10번 중 10번 모두)에 올랐다지만 4차전을 내준 이상 레이커스도 이젠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접전이었다. 셀틱스는 경기 시작과 함께 폴 피어스의 엄청난 득점포가 폭발하면서 1쿼터를 19-16으로 앞선 채 마쳤다. 피어스는 19득점 중 1쿼터에만 10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레이커스도 2쿼터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의 연속 3점슛과 중거리슛이 폭발하면서 45-42로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레이커스는 3쿼터에서도 62-60 박빙의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4쿼터 들어 승부의 흐름이 확 바뀌었다. 셀틱스의 '빅 베이비' 데이비스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균형은 셀틱스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데이비스는 4쿼터에만 9점을 몰아치며 기세를 올렸다. 반면 레이커스는 4쿼터 들어 공격이 풀리지 않아 끌려 다녔다. 특히 종료 6분여전에는 라시드 월러스의 3점슛까지 터지면서 셀틱스가 79-70 9점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레이커스는 코비가 33점(6리바운드) 파우 가솔이 21점(6리바운드)를 올렸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34-41로 열세를 보인 것이 패인이었다. 5차전은 13일 오후 5시부터 TD가든에서 펼쳐진다. 김문호 기자

2010-06-10

피셔 '셀틱스 낚다' 역전 위기 4쿼터에만 13점 '맹폭'

코비가 그르칠 뻔한 경기를 피셔가 구제했다. 2004년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기적의 0.4초 슛. 또 지난해 NBA 파이널에서 올랜도 매직을 침몰시키는 데 결정타를 날리는 등 '클러치슛의 대가'로 인정받는 데릭 피셔. 35세 노장이지만 큰 경기서 빛을 발하는 그의 능력은 여전했다. 피셔가 8일 TD 가든에서 벌어진 보스턴 셀틱스와의 NBA 파이널(7전4선승제) 3차전에서 16점 가운데 4쿼터에만 7개 슛 중 5개를 명중시키며 13점을 쓸어담아 LA 레이커스의 91-84 신승을 이끌었다. 승리 직후 다소 눈시울을 붉힌 피셔는 "내 자신을 믿었다. 귀중한 승리를 팀에 안겨줘 약간 감동한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 4차전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점 차 리드까지 잡았던 레이커스는 3쿼터에 15점에 그쳐 4쿼터 들어 역전 위기를 맞았다. 코비의 슛이 번번히 빗나간 반면 보스턴은 케빈 가넷 글렌 데이비스가 매섭게 골밑을 침투했다. 위기일발의 순간에 피셔의 손끝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왼손잡이인 그는 보스턴이 점수를 좁힐 때마다 코트 좌측을 파고들며 고난이도 레이업과 점프슛을 잇달아 작렬시켰고 종료 48초 전에는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켜 87-80으로 보스턴에 넉다운 펀치를 날렸다. 코비의 슛이 잇따라 실패할 때마다 피셔의 슛이 펑펑 터져 더욱 인상적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29점 7리바운드 3블락 2스틸)는 후반 들어 첫 파울을 기록할 정도로 파울 트러블은 없었으나 3점슛 7개 중 6개가 불발된 것을 포함 29개 슛 중 10개만 림을 통과하는 슛난조에 허덕였다. 파우 가솔은 13점 10리바운드 앤드루 바이넘은 9점 10리바운드로 제몫을 했고 라마 오덤이 12점 5리바운드로 부진에서 탈출했다. 고무적이었던 것은 레이커스가 눈부신 디펜스를 선보였다는 것. 쿼터당 23점 이상을 내주지 않으며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레이커스는 시리즈 2승1패로 우위를 점해 우승에 2승 앞으로 다가섰다. NBA 파이널이 2-3-2포맷으로 바뀐 이후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이 우승할 확률이 85%에 이른다. 보스턴은 레이 앨런의 3점슛이 '양날의 칼'로 돌아왔다. 2차전에선 파이널 사상 최다인 8개를 명중시키며 일등공신이 됐으나 3차전에선 8개 3점포가 모두 불발된 것을 포함 13개 슛이 다 실패 야투 성공률 0%의 망신을 당했다. 이날 자유투 2개로 2점을 기록했다. 라잔 론도는 촘촘한 디펜스에 막혀 11점 8어시스트에 머물렀다. 케빈 가넷이 드디어 잠에서 깨며 25점으로 모처럼 맹활약을 펼쳤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원용석 기자

2010-06-08

아테스트 '악동' 이미지 털고 '천사'로…자비로 팬 2명에 최상석 티켓 선물

LA 레이커스 '악동' 론 아테스트(30)가 선행을 베풀어 화제다. 아테스트는 2004년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뛰던 시절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원정경기 도중 스탠드로 난입해 팬을 폭행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인 바 있다. 지금까지도 '스포츠 사상 최악의 폭행사태'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아테스트는 잔여 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받았고 그의 이미지도 땅에 추락했다. 지금도 악동기질은 여전하지만 조금은 성숙해졌다. 어쩌면 이번 선행으로 팬들을 가장 잘 챙겨주는 선수로 기억될 지도 모를 일이다. 아테스트가 3일 NBA 파이널 1차전 직후 인터뷰에서 "1차전 티켓 두장을 구입해 무작위로 팬 2명에게 선물했다"고 밝혔다. 그는 레이커스가 LA에서 최고 인기 구단이지만 팬들에게 '가까우면서도 먼' 느낌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A 사람들의 98%는 아마 레이커스 경기를 직접 본 경험이 없을거다. 티켓 가격이 비싸고 대부분 경기가 매진이다. 플레이오프 티켓을 구입한다는 것은 아예 생각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돈 있는 팬들만 결승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느껴 이번에 무작위로 팬 2명에게 표를 주기로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아테스트가 준비한 티켓 2장은 선수들의 땀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는 코트사이드 시트. 영화배우 잭 니클슨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주로 앉는 곳으로 가장 비싼 좌석이다. 티켓 한장당 9천 달러에 달해 자비로 1만8천 달러를 들인 셈이다. 경기를 앞두고 힙합 라디오 방송 106AM이 당첨자를 발표했는데 청취자 제시카 세인트 잔과 데이비드 두도미안이 행운의 주인공들이 됐다. 세인트 잔은 "아테스트가 티켓을 선물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무 자리라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제일 좋은 자리를 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레이커스가 트레버 아리자를 내보내고 아테스트를 영입한 것에 반대했다는 그녀는 "지금은 마음이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세인트 잔은 "대부분 경기는 TV로 본다. 티켓이 너무 비싸다. 가장 큰 경기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선물해 준 아테스트가 너무나 고맙다. 경기 중 '론 티켓 너무 고마워요'라는 사인을 들어보였는 데 그가 나와 데이비드를 보고 양 엄지를 치켜들었다"며 웃었다. 스테이플스센터=원용석 기자

2010-06-04

셀틱스 '타임캡슐'서 찾은 2600달러

닥 리버스 보스턴 셀틱스 감독이 3일 NBA 파이널 1차전을 앞두고 스테이플스센터 라커룸 천장에 숨겨놓았던 2600 달러를 찾았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 2월 레이커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한 뒤 선수와 코칭 스태프 매니저 등 팀원 26명으로부터 100달러씩을 걷어 총 2600달러를 봉투 안에 넣은 뒤 천장 위에 숨겨놓았다. 보스턴과 레이커스는 소속 컨퍼런스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NBA 파이널에 진출하는 길 뿐이다. 동기유발이 됐는 지 보스턴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클리블랜드 올랜도 등 강호들을 잇달아 제압해 파이널 무대에 올라섰다. 돈 봉투를 천장에 놓은 지 근 4개월이 지났지만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 지난 2일 팀 훈련 때 돈을 찾은 리버스는 "팀원들에게 NBA 파이널 때 스테이플스센터로 돌아오자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돈을 찾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와야한다고 했다. 사실 팀원들은 지금쯤 돈이 다 사라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곳 관리인이라도 가져갈 줄 알았는데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멤버들이 모두 돈을 돌려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팀원이었던 에디 하우스는 뉴욕 닉스로 트레이드됐다. 스테이플스센터=원용석 기자

2010-06-04

"우리 사전에 월드컵은 없다" 코비·가솔 레이커스 우승에만 전념

'코비의 킬러본능 가솔의 골밑파워.' NBA 파이널 2차전(6일)에서도 레이커스의 게임 플랜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1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계속 저돌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치 그의 바로 옆에 앉아있던 파우 가솔을 향해 한 말처럼 들렸다. 1차전 승리의 히어로는 가솔이었다. 매치업 상대 케빈 가넷을 사정없이 몰아치며 2년 전의 가솔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가 23득점 14리바운드를 올린 반면 가넷은 16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가넷을 향해 쓴소리도 하는 등 이젠 입도 거칠어졌다. "케빈 가넷이 예전 같지 않다. 점프슛에만 의존하는 선수로 변모했다. 그 전에는 첫 스텝이 정말 빠르고 페인트존도 거침없이 파고들었는 데 세월을 당해낼 수는 없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닥 리버스 보스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가넷의 몸에는 이상이 없다면서 1차전 부진이 정신적인 면에서 기인했다고 밝혔다. 리버스는 "가넷이 1차전을 앞두고 너무 흥분돼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는데 역효과가 나버렸다. 건강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우리가 부진한 게임을 보이면 항상 나이와 건강 얘기를 꺼내는 데 그건 말도 안된다. 못하는 날도 있기 마련"이라고 반박했다. NBA 경력 15년의 베테랑 포워드인 가넷은 올해로 34세다. 정규시즌에 평균 29.9분만 뛰며 14.3점 7.3리바운드를 기록했는 데 루키 시즌 이후 최저기록이다. 가넷은 가솔의 발언에 굳은 표정을 지으며 "노 코멘트"라고만 말했다. 그는 "NBA 파이널은 파우와 나의 일대일 대결이 아니다. 레이커스 vs. 셀틱스다. 2차전에선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보스턴 포인트가드 라잔 론도는 가솔의 발언을 듣고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마치 가솔의 말이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들었다는 마냥 "2차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가솔이 그런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 아무튼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셀틱스 팀 내에서도 가넷의 기량이 떨어졌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폴 피어스는 "그동안 (가넷은) 숱한 부상을 당했다. 그 전에 했던 플레이를 지금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고 말했다. 2008년 파이널 때 가넷은 평균 18.2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당시 가솔은 가넷의 격렬한 플레이에 밀려 평균 14.7점 10.2리바운드에 머물렀다. 코비의 킬러본능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 이제는 코트가 아닌 기자회견장에서도 독기품은 표정으로 일관한다. 코비는 기자회견에 나온 모든 내용에 관심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 가솔의 한마디에 눈이 번뜩이기도 했다. "스페인이 우승후보인 데 월드컵 경기를 볼거냐"는 질문에 가솔이 "남아공에서 열리기 때문에 경기가 주로 아침 일찍 열리는 것 같다. 틈틈이 챙겨볼 것"이라고 대답하자 코비가 얼토당토 않는다는 듯 "그는 아침에 푹 쉴 것이다"고 내뱉었다. 가솔 역시 리더 말에 "아무래도 안 보고 쉬어야할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보스턴은 뒷심이 강한 팀으로 유명하다. 3~5차전은 보스턴에서 열려 2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블랙 맘바'가 다시 한 번 독을 내뿜을 지 '스페인 용병'은 골밑을 계속 지켜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테이플스센터=원용석 기자

2010-06-04

레이커스, 기분좋은 첫승

2년 전 NBA 파이널 당시 파우 가솔(LA 레이커스)은 케빈 가넷(보스턴 셀틱스)에게 꼼짝없이 당했다. 몸싸움에서 철저히 밀려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그러나 상황은 역전됐다. 레이커스가 3일 홈에서 벌어진 NBA 파이널(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철통 디펜스를 앞세워 셀틱스를 102-89로 완파했다. '블랙 맘바' 코비 브라이언트가 30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지만 승인은 가솔-가넷 매치업에서 가솔이 압도했기 때문이었다. 과거 '소프트하다'는 비난을 받았던 가솔은 이제 현역 빅맨 가운데 가장 기술이 뛰어난 데다 몸싸움에도 능한 파워포워드로 거듭났다. 가솔이 23득점 14리바운드로 제공권을 장악한 반면 가넷은 전반에 가솔에게 묶여 리바운드가 고작 1개에 그치는 등 16점 4리바운드에 머물렀다. 레이커스는 시리즈 선승을 따내며 우승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필 잭슨 감독은 팀이 플레이오프 첫 경기서 승리할 경우 통산 시리즈 전적 47전 전승을 기록했다. 피어스를 전담마크한 아테스트는 15점 2스틸을 기록했고 무릎 부상에도 출전을 강행한 앤드루 바이넘은 28분간 뛰며 10점 6리바운드로 거들었다. 레이커스는 리바운드 42개로 보스턴의 31개를 앞서 인사이드 싸움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아울러 야투 성공률은 49%로 뜨거운 슛터치를 이어갔다. 레이커스는 4쿼터 초반 20점 차 리드로 앞선 상황서 잠시 빈틈을 보인 것을 제외하곤 경기 내내 페인트존에 빗장을 걸어놓은 듯 방어하며 보스턴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보스턴은 3점포도 10개를 던졌지만 9개가 불발돼 레이커스 수비망을 좀처럼 흐트러트릴 수 없었다. 폴 피어스가 24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을 뿐 그를 받쳐주는 선수가 없었다. 라잔 론도가 슛난조를 보이며 13점(8어시스트 6리바운드)에 그쳤고 '샤프 슈터' 레이 앨런은 코비를 마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려 플레이가 위축 27분간 12점만 올렸다. 1쿼터를 26-21로 리드한 레이커스는 2쿼터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아테스트가 연속 5점을 쓸어담아 44-35으로 리드를 벌리는 등 전반을 50-41로 마감했다. 레이커스는 3쿼터서 34점을 쓸어담고 20점으로 보스턴을 막아 승리를 틀어쥐었다. 특히 코비는 3쿼터에만 14점을 쓸어담는 킬러본능을 발휘했다. 특히 종료 2분10초를 남겨두고는 데릭 피셔가 페인트존 앞에서 띄운 볼을 공중에서 잡아 그대로 앨리-웁 덩크를 작렬시키며 75-62로 달아났다. 종료 28초 전에는 아테스트가 3점포를 명중 84-64로 리드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스테이플스센터=원용석 기자

2010-06-03

레이커스 '징크스를 깨라'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는 전통의 NBA 명가다. 양팀이 파이널 무대에서만 맞붙는 게 벌써 12번째. 레이커스는 제리 웨스트 엘진 베일러 매직 잔슨 커림 압둘-자바 제임스 워디. 보스턴은 빌 러셀과 밥 쿠지 존 하블리첵 래리 버드 케빈 맥헤일 등 추억의 스타들로 상징된다. 1959년 파이널에서의 첫 만남 이래 무려 11번이나 정상에서 격돌한 두 팀은 자신들만의 확실한 팀 칼라를 앞세워 명승부를 연출해왔다. 그러나 양팀의 파이널 역사를 보면 '라이벌'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보스턴이 9승2패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기 때문. 1959년부터 1984년까지 8번 연속 보스턴이 우승을 차지했다. 1969년에는 레이커스의 간판스타였던 제리 웨스트가 햄스트링 부상투혼을 펼친 끝에 시리즈를 7차전까지 몰고 갔지만 106-108로 아깝게 2점차로 패하고 말았다. 당시 웨스트는 42득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1969년은 NBA 파이널 MVP 상이 수여된 첫 해였는데 기자들은 부상투혼을 펼친 웨스트에게 이 상을 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웨스트는 NBA 역사상 준우승을 하고도 파이널 MVP를 수상한 유일한 선수로 남아있다. 레이커스는 '매직'이라는 애칭을 지닌 어빈 잔슨 덕분에 보스턴이라는 커다란 산을 넘을 수 있었다. 80년대에 양팀은 세 차례 만났는 데 레이커스가 잔슨의 신들린 듯한 활약에 힘입어 85년과 87년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두 팀의 격돌은 80년대 NBA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두 도시의 팬들이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키워갔던 것도 이 때다. 'BEAT LA' 구호도 이때 유행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빅3'를 내세운 보스턴이 4승2패로 설욕했다. 6차전에선 39점 차로 레이커스를 대파했다. 원용석 기자

2010-06-03

'악동' 아테스트 vs '진실' 피어스

2008년 LA 레이커스-보스턴 셀틱스 NBA 파이널에서 베스트 선수는 단연 폴 피어스(32)였다. 그의 파괴력에 코비 브라이언트 조차 당해내지 못했고 레이커스도 그대로 주저앉았다. 파이널 MVP 역시 그의 몫이었다. 피어스는 남가주 잉글우드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열렬한 레이커스 팬이었다. 하지만 그는 "난 피도 녹색"이라며 영원한 보스턴맨임을 선언했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보스턴 한 팀에서만 뛴 '터줏대감' 선수다. 피어스는 큰 무대일수록 빛을 발하는 스타다. 보스턴 팬들이 올해 파이널에서도 그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순간 폭발력이 워낙 뛰어나 샤킬 오닐이 과거 그를 두고 "농구계의 진실(Truth)은 바로 피어스"라며 별명까지 지어줬다. 피어스가 진정한 실력자라는 뜻. 그러나 레이커스도 피어스에 대항할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디펜스맨' 론 아테스트(30). 2년 전 보스턴과 몸싸움에서 철저히 밀렸던 레이커스는 지난해 아테스트와 5년 339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아테스트는 "우승하지 못한다면 모든 비난의 화살이 당연히 나에게 쏠릴 것이다. 그렇기에 책임감을 더 느낀다"라며 필승을 다졌다. 2일 스테이플스센터에 150여명의 기자들이 몰린 가운데 대다수 기자들이 아테스트에게 몰려들었다. 레이커스의 설욕여부가 그의 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레이커스가 지난해 트레버 아리자라는 재능있는 선수를 내보내고 아테스트를 영입한 데는 물론 마케팅도 어느정도 작용했지만 첫 째는 그의 디펜스 능력을 그만큼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수많은 기자들이 우루루 몰려들자 "마치 내가 오바마가 된 것 같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피어스와의 매치업에 대해 그는 활짝 웃으며 "강한 상대를 만나게 돼 반갑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1라운드에서 득점왕 케빈 듀란트를 효과적으로 막았다. 피어스는 베테랑 선수라 듀란트보다 어려운 상대가 될 것이지만 매치업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맞붙은 바 있다. 아테스트는 당시를 회상하며 "한 번은 그(보스턴)가 이겼고 한 번은 인디애나 시절에서 뛰었을 때 우리팀이 이겼다"라며 "나이스가이와의 매치업은 재미가 없다"며 "폴은 나이스가이가 결코 아니다. 최종무대에서 한바탕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벌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시즌 중 250파운드로 감량하며 스피드를 한층 배가시켰다는 아테스트. 그가 피어스의 발을 묶어 데뷔 11년 만에 생애 첫 래리오브라이언 트로피를 품에 안을 지 주목된다. 스테이플스센터=원용석 기자

201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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